성경적 성교육, 정말 성경적인가?

관리자
2026-02-21

성경적’이라는 말을 너무 쉽게 쓰고 있지는 않은가

‘성경은 이렇게 말한다’는 단정, 충분히 검증되었는가

성교육, 부정 인식이 아닌 창조의 질서에서 출발해야

“성경적”이라는 말은 오늘날 한국교회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형용사 중 하나다. 성경적 재정관리, 성경적 상담, 성경적 자녀교육, 성경적 리더십…. 이제는 성경적 건강, 성경적 기업경영, 심지어 성경적 웃음치료까지 등장한다. 성경이 신앙과 삶의 규범이라는 고백 위에서라면 이런 확장은 자연스러워 보인다. 그러나 정작 묻지 않았던 질문이 있다. 우리는 과연 “성경적”이라는 말을 얼마나 성경적으로 사용해 왔는가.



‘성경적’이라는 표현은 단순히 성경을 참고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것은 해당 주장이나 실천이 성경의 계시에 근거해 정당하며, 다른 기준보다 우선한다는 규범적 선언을 포함한다. 다시 말해 “이것이 성경이 요구하는 것이며, 그러므로 옳다”는 함의를 담는다. 문제는 이 표현이 때로는 신학적 검증 없이 신뢰를 확보하는 표지처럼 사용된다는 점이다.

특히 세 가지 왜곡이 지적된다.

첫째, ‘성경적’의 장식어화다. 어떤 강의나 프로그램이 ‘성경적’이라는 이름을 얻는 순간, 내용이 실제로 성경 전체의 계시 구조와 조화를 이루는지 검토하기보다 이미 검증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생긴다. 성경은 해석의 기준이 아니라 신뢰의 표지가 된다.

둘째, 구절 따오기(Proof-texting)의 강화다. 미리 정해 둔 결론에 맞는 구절을 인용하며 “성경은 이렇게 말한다”고 단정하는 방식은 오늘날의 짧은 영상 문화 속에서 더욱 설득력 있게 들린다. 그러나 단편적 인용은 성경 전체의 구속사적 흐름과 조직신학적 정합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 ‘성경적’이라는 판단은 성경신학과 교회의 공적 해석 전통 속에서 검증될 때에야 설득력을 가진다.

셋째, 범주 혼합의 문제다. 성경은 인간이 누구이며 왜 존재하는지, 죄와 구원이 무엇인지에 대한 궁극적 기준을 제시한다. 반면 현대 학문은 주로 방법과 기술을 다룬다. 그런데 우리는 특정 교육 기법이나 상담 방법을 쉽게 ‘성경적 방법’이라 부른다. 성경은 기술 매뉴얼을 제공하기보다, 그 기술을 평가하는 인간 이해와 가치 기준을 제시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 문제는 ‘성경적 성교육’이라는 영역에서 더욱 날카롭게 드러난다. 성은 단순한 정보 전달이나 행동 규범의 문제가 아니다. 인간의 정체성, 몸의 의미, 창조 질서, 결혼과 언약, 죄로 인한 왜곡과 복음에 의한 회복이라는 신학적 핵심과 직결된다. 동시에 성교육은 생물학·의학·심리학·교육학과 맞닿아 있으며, 문화적·정치적 논쟁의 중심에 서 있다. 그동안 교회 안에서 성교육은 종종 방어적 대응 차원에서 논의돼 왔다. 특정 정책이나 사회 이슈에 대한 반응으로 접근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성은 죄 이전에 창조의 영역에 속한다. 하나님은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심히 좋았더라”고 선언했다. 성교육은 금지의 목록이 아니라, 창조 질서와 인간 이해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 같은 문제의식을 정면으로 다루기 위해 제1회 성경적 성교육 학술 세미나가 카도쉬아카데미 주관으로 열린다. 세미나는 2026년 3월 3일(화)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온세계교회에서 개최되며, 아임홈스쿨러가 협력한다.

첫 발제는 이상원 교수(전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가 맡아 ‘교회론적 관점에서의 ‘성’ 이해’를 다룬다. 성을 개인 윤리 차원이 아니라 교회 공동체와 언약적 질서 안에서 재조명할 예정이다. 두 번째로 이재욱 목사(카도쉬아카데미 설립자, 『성경적 성교육 표준안』 저자)가 ‘성경적 성교육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성경적’이라는 말의 신학적 자격 조건을 정리한다. 이어 민성길 교수(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명예교수)가 ‘아동청소년 발달과정에 따른 ‘성’ 이해’를 발표하며, 마지막으로 최승래 박사가 교회 교육 현장에서의 실제 적용 방안을 제시한다.

이번 세미나는 단순히 몇 개의 성경 구절을 나열하는 자리가 아니다. ‘성경적’이라는 말이 수사적 표제가 아니라, 검증 가능한 신학적 주장으로 사용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묻는 자리다. 성경의 권위와 충분성을 고백하면서도, 조직신학적 정합성과 기독윤리학적 토대 위에서 성교육을 다시 세우려는 시도다.

“성경적 성교육, 정말 성경적인가?”라는 질문은 비판을 위한 질문이 아니다. 오히려 교회가 더 책임 있게 말하기 위한 질문이다. 구호를 넘어 신학으로, 반응을 넘어 체계로 나아가기 위한 출발점. 이번 세미나가 그 첫 장을 여는 자리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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